비전공 국비 개발자 면접 & 취업 후기

취업한지는 꽤 시간이 흘렀지만 회사에 적응하느라 정신없어서 그동안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먼저 어떤 면접을 봤는지, 취업은 어떻게 하게 되었는지 잊어버리기 전에 간단히 기록하려고 한다. 나와 비슷한 상황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이전 회사에 들어갈 때도 면접을 본격적으로 보고 들어간 것이 아니라 나에게는 면접이라는 것은 정말 미지의 세계였고, 그만큼 무섭고 떨렸다. 그러나 몇 번 반복해서 면접을 볼 수록 비슷한 과정을 따랐으며 점점 익숙해지는 것을 느끼고 ‘뭐야 별거 아니었네’ 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또한 면접을 보면서 모르는 것과 부족한 것을 깨닫는데 도움이 되었고, 좋은 면접관들을 많이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면접은 최대한 많이 보는 것을 추천한다. 그 안에서 배울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나 같은 경우에는 원래 사람을 많이 만나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 일을 했다보니 신기하게 긴장한만큼 긴장한 티가 잘 안났나보다. 대부분의 면접관이 긴장을 잘 안하시는 성격이냐, 전혀 긴장한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라는 이야기를 많이 한 것으로 미루어보아.. 예전에 한 일도 어느정도 도움이 된 것 같다. 그래도 면접을 많이 보면 그만큼 긴장을 안하는 것도 사실이다.

내 스펙과 원하는 기업

나의 스펙은 비전공자 / 국비 6개월/3년 타전공 업무 경험 있음/정보처리기사 필기합격/sqld자격증/프로젝트(국비Only) 이다. 흔히 알고있는 비전공자 스펙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지원한 곳도 엄청난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을 노리지는 않았다. 내 실력으로 가기 힘들 것이라고 생각해서이다. 그러나 아주 작은 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은 제외했다. 체계가 없는 곳에서 일해보았기에 어느정도 체계가 잡혀있는 곳을 가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기준은 간단하게 정했다

  1. 집에서 편도 1시간 안
  2. 사수/OJT/장비지원/교육비지원/코드리뷰
  3. 규모가 어느정도 있을 것

연봉이나 도메인도 중요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크게 신경쓰지는 않았다. 사수가 있는지, OJT가 있는지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기술 스택도 음.. 엄청난 레거시나 php가 아니라면 일단 지원했다. Java, Spring 기준으로 지원했는데, 아예 모르는 언어는 아무래도 자신이 없어서 패스했다.

이력서

이력서 작성하는 것부터 벽에 부딪혔다. 학원에서 준 이력서 양식은 너무 오래되고 보기싫게(…) 생겨서 새로 작성했다. 개발자는 노션 이력서를 대부분 쓴다길래 검색해서 노션 이력서 양식을 많이 참고 했다. 몇몇 회사는 노션은 보기 불편하다며 살짝 코멘트를 남겨주기도 했다.(이걸로 당락이 결정될 정도는 아닌듯) 개인적으로 스타트업이나 젊은 기업만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 이력서를 깔끔하게 고쳐보는 것도 좋은 생각인 것 같다. 노션은 아무래도 약간의 자유분방함?이 있기 때문에 불호인 기업도 있는 것 같다. 물론 대부분 회사는 별 신경 안쓰긴 했다.

그리고 타 업계 이력은 쓰는 것이 오히려 마이너스라는 얘기를 들어서 처음에는 쓰지 않았다. 면접 볼 때 공백기에 대해 물어본다면 그 때 대답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면접 볼 때 이력서에도 넣는게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반복적으로 들어서 그 다음 지원할 때는 이력을 넣었더니 훨씬 합격률이 올라간 느낌이 들었다.

프로젝트 정리는 간단하게 적는 것이 좋다. 사실 면접관들은 프로젝트에 그다지 큰 관심이 없다. 관심이 있다면 깃허브에 들어가서 코드를 보거나 커밋을 보지 내가 이력서에 정리한 것은 그다지 들여다보지 않는 것 같았다. 오히려 readme를 잘 작성해놓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내가 좋은 회사라고 느꼈던 몇몇 회사는 면접볼 때 프로젝트를 꼼꼼히 보고 면접에 왔다는 느낌이 강했다. github는 물론, 내가 readme에 올려놓은 노션 페이지까지 다 훓어본 느낌이었다.

기술 스택은 내가 많이 사용해본 것만 작성했다. 한번 사용해봤거나 대충 아는 것들은 모두 빼서 기술 스택은 정말 별볼일 없었다…ㅋㅋ

이력서 뿌리기

친구를 통해 이력서는 100개정도 뿌릴 각오를 해라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에 부담없이 여기저기 지원했다.
처음에는 원티드로 지원했는데, 원티드 자체가 워낙 괜찮은 회사들만 있어서 넣기 부담스러웠다. 만약 처음 지원하는 거라면 사람인이나 잡코리아에 먼저 넣어 면접이 익숙해지면 그 다음 넣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서 사람인을 병행해서 넣었다.(사실 원티드는 다 떨어짐)
총 73개를 넣었고, 그 중 10개 정도는 서합, 최합은 5개였다. 서합하고 면접을 안간곳도 있어서 정확하진 않지만 서합 이후 거의 최합이였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력서를 많이 넣다보니, 공고만 봐도 어느정도 좋은 기업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고, 후에는 정말 좋은 조건의 기업들에 지원할 수 있었다.

면접

  • 프로젝트에 대해서 잘 알아야한다.
  • CS는 대표 면접 질문에서 다 나온다.
  • 어려웠던점/힘들었던점/어떻게 극복했는지
  • 비전공자의 경우 왜 개발을 시작했는지/어떤식으로 공부했는지

대부분 위 4가지 안에서 다 나온다.
프로젝트는 구현 뿐만아니라 설계나 의사소통도 중요하게 보는 것 같다.
나의 경우에는 조장을 맡아서 설계하고 사람들을 중재하는 등의 역할을 어필했는데, 다들 좋게 봐주신 듯 하다.
면접관 느낌도 중요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 면접 볼 때 감명받은 면접이 딱 두번이였는데, 아직까지 다른 한 곳은 꿈에 나올정도로 아쉽기만 하다..

면접은 어려울 수록 좋은 기업에 갈 확률이 높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면접을 볼 때, 사무실 분위기나 사람들의 느낌을 잘 기억해두면 회사를 선택하는데 도움이 많이 된다.
가장 길게 면접을 본 게 3시간이었는데, 내 밑바닥까지 다 드러내는 기분이여서 와 합격한다면 진짜 부담없이(왜냐면 내 밑바닥을 다 공개했으니) 다닐 수 있겠다 라는 생각까지 했다.
처음으로 면접을 보면서 배우는 느낌이 들었고, 토론을 했고, 성장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태도는 정중했고 나를 인정해주었다. 면접은 확실히 어려웠다.
최합을 했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패스했지만 정말 아쉬운 회사였다.

취업

운 좋게도 최합을 여러군데 했어서, 조건을 보고 선택할 수 있었다. 여러 조건들을 나열해놓고 가장 이상적인 기업을 선택했고, 그것이 지금의 회사이다. 아직 입사한지 몇 달이 되지 않았지만 아직까지는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어떤 조건이 우선인지를 알아야 한다. 회사가 내가 원하는 조건을 전부 충족할 수 없기 때문에 우선순위를 정하고 최저조건을 정해서 끼워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코테

코테는 꾸준히 준비했지만 몇 번 보지는 않았고, 본격적인 코테도 아니었어서 네카라쿠배를 노리거나 그정도의 큰 회사를 노리는게 아니라면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는다. 대표 문제인 별찍기라던지 구현 문제를 아는 정도면 충분한 것 같다.
면접 중에는 화이트보드에 문제를 풀어보라는 곳도 있었다 ㅋㅋㅋ 다행히 몇 번 풀어본 문제라서 어느정도 합격선 안에 들기는 했다.

나는 정말 운좋게도 좋은 회사를 코테없이 들어갔는데, 경험상 개발자로 성장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는 회사는 코테를 무조건 보긴 하는 것 같다.
금전, 나이 등으로 취업이 당장 급한 것이 아니라면 충분히 코테를 준비하고 지원하는 것도 추천한다.

블로그

신입 개발자로서 열정을 보여줄 수 있는 것이 그나마 블로그나 깃허브가 아닐까 생각한다. 사실 없어도 취직은 잘된다. 주변을 보면 그렇다. 그래서 만약 궁금한 것이 블로그나 깃허브 잔디심기 꼭 해야하나요?라면 안해도된다라고 하고싶다. 그래도 나는 도움을 많이 받았다. 면접 때도 면접관들이 한번씩은 언급할 정도로 플러스 점수를 받았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별볼일 없는 비전공개발자를 뭘 보고 쓸까? 열정밖에 보여줄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시작했다.

정리하자면 하고싶은 말은 블로그나 깃허브를 신경써두면 좋다는 것이다. 필수적인 것은 아니지만 만약 누가 나에게 할까말까를 물어본다면 나는 밑져야본전인데 해!라고 말할 것 같다.

자격증

자격증도 마찬가지이다. 없어도 괜찮다. 그런데 있으면 플러스라고 생각한다. 정보처리기사는 필기만 딴 상태여서 따로 이력서에 적지 않았었는데, 면접에서 많이 물어봤고, 필기는 딴 상태라고 했더니 고개를 끄덕인 면접관들이 많았다.

국비 수료 후

처음에는 코테와 개인 공부를 더해서 취업할 생각이였다. 그러나 국비 동기들의 취업 소식과 나태해져가는 나자신을 보니 점점 초조해져만 갔고, 예정보다 빠르게 취업했다. 취업 이후 곧바로 취직하는 것이 가장 좋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다를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아니었다..ㅋㅋ

나는 운이 좋아서 지금 회사에 시기가 맞아 들어왔지만, 만약 수료 이후 바로 취직 준비를 했어도 별반 다를 것 없었을 것이다.

부족한 것이 있다면 면접을 보면서, 이력서를 넣으면서 추가하면 되니까 어느정도 준비되고 넣어야지라는 생각은… 접는 것이… 좋다..

정리하며…

아직 실무에 들어가지도 않았지만 어쨌든 우여곡절 끝에 취직을 했다.
개발자로서 한 발 내딛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가야할 길이 많겠지만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열심히 해야겠다!!! 화이팅!!!

사실 이 글은 좀 오래전에 작성해둔 글인데, 지금 덧붙이자면 사수가 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한다. 신입 개발자들은 자신이 하는 일이 제대로 가는 방향인지 잘 모르는 것이 대다수이기 때문에, 길을 잡아주는 사수가 있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

++ 이외에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이 있다면 메일을 보내주시면 최대한 답변 드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도 비전공으로서 정보가 너무 없어서 힘들었기 때문에.. 막상 겪어보니 아무것도 아니더라구요. 이 글을 보는 모두 화이팅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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